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은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3)의 유죄가 확정됐다.
지난해 7월 TV조선 ‘조선 생존기’ 출연 중이던 강지환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2명과 술을 마신 뒤 스태프들이 자는 방에 들어가 술에 취해 잠든 A씨를 뒤에서 껴안았으며, A씨가 놀라 피하자 옆에서 자고 있던 B씨를 강간하여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 중 1명이 친구에게 “강지환의 집에 술 마시러 왔는데, 갇혔다”며 경찰에 신고를 부탁했고 이에 따라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지환은 긴급 체포됐다.
강지환은 2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지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라고 보고 구속을 결정, 구치소에 수감됐다.
강지환은 준강간 혐의는 인정했지만,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다퉈왔다. 강지환 측은 A씨가 범행 시각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준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라는 점을 강지환이 이용해야 했는데, 그러한 상태인지 충분한 입증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범행 추정 시간인 오후 8시 18분~46분 사이인 8시 30분쯤 A씨가 자신의 지인에게 “알지”라는 카톡을 보낸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렇게 매우 짧은 답문 형태의 메시지는 잠에서 일시적으로 깨어나 몽롱한 상태에서도 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만약 A씨가 잠에서 깬 상태였다면 즉각 대응했을 텐데 추행을 당한 후에야 강지환을 피해 침대에서 내려온 점을 보면 A씨는 술에 취한 채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강지환 측은 18일 사건 당시 강지환 자택에 설치된 CCTV 화면 및 피해자가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해 문제 삼았다. CCTV 영상에는 강지환이 만취 상태로 정신을 잃은 모습이 나오고 피해자들은 그를 부축해 방으로 옮긴다. 이후 강지환이 잠든 사이 피해자들은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하의 속옷만 입은 채 집을 구경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술에 취해 기억을 잃는 일명 ‘블랙아웃’ 상태였기 때문에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던 강지환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지환이 잠을 잔 방과 사건이 일어난 방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피해자 중 한 명이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는 당일 오전부터 사건 발생 시간으로 특정된 오후 8시 30분까지 계속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는 지인과 보이스톡을 하는 등 연락을 주고받았다. 여기에는 “강지환네 집에 왔다” “3층 루프탑 수영장에 온천까지 있다” “집이 X쩐다” “낮술 오진다” 등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또 강지환 측 변호사는 “A씨에게서 강지환의 정액이나 쿠퍼액이 발견되지 않았다. B씨에게는 속옷 속 생리대에서 강지환의 DNA가 발견됐다. 우리는 B씨가 샤워 후 강지환의 의류와 물건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DNA가 옮겨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추행을 했다면 생리대뿐만 아니라 B씨의 속옷이나 강지환의 양측 손에서 상대방의 DNA가 발견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강지환의 준강간 혐의는 이미 인정했으므로 다루지 않았고,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생리대에서 DNA가 발견된 것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또 A씨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 당시 강지환의 행동, 피해자가 느낀 감정, 추행 직후 잠에서 깨 인식한 상황과 그에 대한 대처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점도 강지환이 강제 추행했다는 걸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은 “피해자가 사후에 강지환으로부터 고액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며 “준강제추행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강지환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항거불능 상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법정에서 강지환과 그의 변호인 측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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